사랑을 오래 굶어서 허기가 졌다 공허한 절망은 종종 외로움을 타고 사랑에 중독된 자는 사무치는 고독에 익사한다 나는 별의 시체가 낳은 수많은 계집애들 중 하나 죽은 별은 빛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 발작하는 우울 지독한 별빛 까마득한 물살에 밀려오는 것은 고독 범람하는 고독 그리움 양질의 애정을 구분하는 방법 같은 건 사치라서 곪아터진 마음을 주워 먹다 탈이...
선생님, 이곳에는 空白의 계절이 어김없이 돌아왔습니다 전 이제 막 뒤틀린 세계선을 따라 떠날 준비를 마쳤어요 모두가 허둥대며 괴괴해진 세상을 떠난 지도 이미 오랜데 나는 현재에 안주하려다 색을 잃은 푸른 별에 한참을 머물렀죠 도대체 미래란게 뭐길래 다들 그렇게 미쳐있었을까요 이미 그곳을 살고 있는 당신이 가르쳐줄 순 없겠죠 또 다른 세계의 시작으로 향하려고...
사람은 어디까지 구차해질 수 있을까 사랑은 어디까지 처절해질 수 있을까 휘야, 존재하지 않는 것을 사랑하는 기분을 너는 아니 나는 이제 사람이 없어도 사랑을 할 수 있어 사랑할수록 열등해지는 기분을 너는 알까 존재하지 않는 빛에 닿으려 애쓰는 날은 반복되고 그럴수록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게서 더 멀리 떠나야 했어 휘야, 나는 왜 더 잘난 사람이 되지 못했을까...
한 번 흉이 진 마음은 자꾸만 거스러미처럼 툭 일어나고 푸르던 흔적은 노랗게 부패한 몸을 이끌고 투신한다 빛을 잃은 채 얼어죽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들을 보며 썩어가는 가을에는 애도를 표해야 했다 시체별의 빛 아래 누워 잔흔이 꺼질까 뜬눈으로 지새우던 밤 너의 궤도를 공전하다 휩쓸려 죽어버려도 좋다고 종말을 향하는 삶에도 빛이 있다면 푸르게 폭발해버린대도 기...
여름의 사랑은 따끔따끔, 노오랗고 쨍한 햇살의 맛 사랑해의 부재에도 아쉽지 않았을 계절 곧은 목에 어색한 듯 메어 놓은 붉은 넥타이 교복 셔츠 위에 수놓인 노란 세 글자 여름 창 틈으로 매미는 눈치 없이 재재대고 때늦은 아카시아의 달콤함이 교정에 울려퍼질때 나른한 공기에 사뿐히 숨어든 크림색 파동 풋내 스민 열다섯에 처음 맞이한 무더위 온 여름을 시리도록 ...
번호가 찍힌 목줄을 멘 채 끌려가다가도 경매하듯 앞다투어 인생에 값을 매기는 세상 삶보다 중요해진 숫자들에 때로는 목숨을 걸어야 하고 사랑은 존귀하며 멍청해진지 오래 그깟 숫자보다 싸구려 낭만이 좋던 때가 있었는데 아마 이 글은 유서가 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자 써 본다면 이런 투쟁을 위한 투쟁 따위는 없애버리고 싶었다는 것 불행이 희소식이 되는 세...
낡은 처마 위로 투신하는 처절함 낙원의 종말을 알리는 낙인 잊혀진 가난은 종종 설웁다 그림자를 짓밟음으로써 실존하던 빛망울들 불행의 내음이 퍼지던 저녁 힘없이 낙하하는 삶의 끝자락 그들의 나라에선 빈곤도 유전이던가요 천국의 벽은 난쟁이에겐 높기만 하고 시든 팬지꽃은 다신 필 수 없었다 벽돌 그늘의 밤에 떠나는 마지막 우주여행 그렇게 난쟁이가 간다
시리도록 투명한 유리관 볼록하게 맺히는 상 이 좁은 곳에서 생을 마감하기엔 굴절된 세상이 너무 아름답지 않니 뻐끔대며 살려달라고 비는 일은 지겹겠지만 만일 죽어간다면 사랑이나 먹이로 던져주라 수초로 반지를 묶어줄게 가느다란 약지에 녹색 맹세를 하자 호흡곤란에 울지 않도록 차가운 물에 얼지 않도록 하늘을 날아보자던 그 어린 날의 약속 약속을 져버린 거짓말쟁이...
달각대는 시선을 갈무리한다 보글대며 폐포가 터진다 파랗게 시체를 태우는 냄새에 잠에서 깬다 혹독한 잠식의 밤 수면에 굴절된 애도는 잘게 부서진다 지분거리던 검은 우주 우주 위를 마디마디 유영한다 달음박질하는 손 끝에는 꿈이 방울방울 흐른다 누구도 볼 수 없는 미시적 세계의 멸망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악인가요 전쟁에서 져버린 것이 악인가요 난 뺏긴 만큼 나아...
별들이 투신한다 이 곳이 꿈이 목을 매단 장소래 썩어버린 시체를 관람하세요 낙화하는 불꽃을 애도하세요 별들이 투신한다 자전하는 행성에 목을 매달 수 있나요 날카로운 선단에 짓이겨진 주계열성 푸른 빛은 기어이 끝에 도달할 수 있었나 별들이 투신한다 죽은 별의 자취를 좇는 아이 파편이 목구멍을 틀어막아 피를 게웠다 고통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는대 별들이 투신한다...
꽃잎이 붉게 투신한다 떨어지는 것은 죽는것인가 허공은 너무도 쓸쓸하지 않은가 짓밟히더라도 단단한 곳에서 죽고싶었다 뜨겁게 낙화(落火)하는 꽃은 죽어가는가 홀로 생존하느니 차라리 흙으로 썩고 싶었다 누가 봄을 탄생의 계절 생명의 계절이라 하던가 덧없이 식어대는 청춘 차갑게 짓눌린다 또는 하얗게 죽는다 재가 되어 날린다 죽음, 달아날 수 없이 종속된 나의 그림...
지구 속은 눈물로 가득차 있다 흰 종이에 아무런 선도 적어내지 못한 아이의 인터뷰 반에서 유일하게 꿈을 내뱉지 못한 아이의 마음은 딱 중력만큼 무거웠다고 한다 열매를 맺으려 한창 피어나는 꽃들의 반의 반도 안되는 자그마한 잡풀 햇빛 한 모금 허가되지 않은 자들의 낮 그녀는 펜촉을 매만지며 다 닳아버린 우울을 떠올린다 그녀는 조심조심 낱자를 적어낸다 중력이 ...
언제나 푸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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